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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

버릇

버릇 - 홍윤숙

 

 

마지막 한 줄을 마치기 위해

쓰다 지우고 쓰다 지우고

끝내 붓을 던져 버린다

 

망쳐버리거나 체념해 버리거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다 떠나는 걸까

그래서 밤마다 하늘에 그 많은 별들이

세상에서 못다한 이야기 쓰고 쓰느라

밤이면 여기저기 모여서 웅성거리는 걸까

 

나도 어느 날 저 별들에 섞여

못다 마친 이야기 연속으로 쓰느라 뒤척이겠지

 

밤하늘을 자주 보는 버릇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