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름다운시

두 마리의 사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두 마리의 사람 - 박찬일



사람 속에 개가 있다
개가 나서기도 하고 사람이 나서기도 한다.
개와 사람은 만나지 못한다.

개 속에 사람이 있는 경우도
만나지 못한다.

개가 사람이 되기도 하고 사람이 개가 되기도 하나
함께 있지 못한다.
개로 사람을 방문하지 못하고
사람으로 개를 방문하지 못한다.
별개이다.

개에 대한 기억도 없고 사람에 대한 기억도 없다.
별개의 방에서 개는 개를 추억하고
사람은 사람을 추억한다.

죽어서 하나가 되지만
개였던 줄 모르고 사람이었던 줄 모른다.
개로 죽으면 갠 줄 알고
사람으로 죽으면 사람으로 안다.
개와 사람이었던 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