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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

기차는 여덟 시에 떠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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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여덟 시에 떠나네
- 강해림

슬픈 기약 같은 건 하지 마
기차는 떠나가도 다시 오겠지만
무정한 세월이여
아직도 그때 그 거리에서
한 마리 고래처럼 숨쉬고 있을
빨간 우체통이여  


나는 잘못 배달 된
우편물처럼 살았구나
이마에 새겨진
우표 딱지만한 상처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달콤한 즙으로 유서를 쓰듯
삶을 탕진하고 방황 하였구나


완전항복,
이젠 백기를 들었으니
수수만 년 돌아오지 않을 사랑이라면
나를 밟고 떠나라
칙칙 푹푹 기적소리 울리며
모두 떠나가라


청춘의 플랫폼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