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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orBike/Tour

홍천 후기

퇴근 후 시내만 타고 다니자니 이게 라이딩인지 교통체증 체험인지 짜증과 쾌감이 교차하는 모호한 경계를 며칠째 오락가락 하고 있었다. 그러다 마침 전 차주와 볼 일이 생겨 홍천을 다녀오게 되었다. 나로써는 근 10년만의 첫 투어.


장거리 투어이니 만큼 전날 밤 예전에 중고로 사놓은 슈트를 꺼내 입어보았다. 근데 이게 굉장히 입기 힘들었다. 가슴쪽 지퍼가 올라가지 않아 집사람의 도움으로 간신히 입을 수 있었다. 지퍼를 내리면 도저히 혼자 올릴 수 가 없었다.

슈트를 늘리겠다는 생각으로 슈트를 입고 선풍기 앞에서 1시간을 보냈지만 여전히 지퍼를 혼자 올릴 수 없어 포기...




다음 날 이른 아침 자켓만 입고 홍천으로 향하였다. 옛날에(10년전) 뻔질나게 다녔던 춘천과 홍천. 얼마나 뻔질나게 다녔는지 내겐 춘천과 홍천이 그냥 서울 동쪽 끝? 정도로 인식되는 수준.. 예전엔 서울 동쪽편에 살았는데 지금은 경기도 서쪽에서 출발하여야 하니 미리 서울을 통과하는 경로를 검색하여 두었다. 양평대교 이후에는 그냥 직진인 아주 간단한 코스.


핸드폰 거치대가 없었지만 그까짓거 그냥 가면 나오겠지 하고 출발하였지만 막상 서울을 가로지르자니 길을 잃고 방황하기를 몇차례. 도중에 몇 번 정차하고 스마트폰으로 경로를 재 검색하여 머릿속으로 외우고 길을 몇 차례 수정하여 간신히 워커힐에 도착하였다. 워커힐을 지나서도 길을 한번 잃었다. 예전엔 이런 길이 없었는데??? 


계획했던 코스와 다른 실제 주행한 코스



양평을 지나니 드디어 익숙하고 한산한 길이 시작되었다. 이 길 만큼은 10년이 지났어도 그대로군..

드디어 처음으로 풀스로틀. 코너에서 뒤가 좀 미끌린다. 홍천에 도착해 전 차주에게 물어보니 최근에 뒷타이어가 마모되 뒤가 좀 따로 노는 느낌이 난다고 ...흠 그건 아닌거 같고 좀 더 타봐야 할 것 같다.


하야부사는 파워가 항상 남는 느낌이 돌아 출발 이후 부터 기어변속을 부지런히 하게 된다. 출발 이후 70km정도가 되면 5단 정도. 시내에서는 거의 5단으로 스쿠터처럼 다닌다. 기어 다운이 필요 없을 정도... 장거리 주행에서도 마찬가지로 6단 고정으로 다닐 수 있다. 


거의 직선 코스지만 몇번 코너가 있기에 살짝 눞혀보았다. 일단 저속에서는 오버스티어 경향이 있다. 내가 가려는 코스보다 더 깊게 돌아가려 한다. 이건 타이어 예열시 자주 사용하는 s자 주행(일명 와리가리)을 해보면 금방 나타난다. 그리고 고속에서는 생각보다 다루기는 쉬우나 일정 코스 이상은 더 눞히기 힘들었다. 슈트가 아니라 확실한 코너웍을 구사해보지 못했지만..


그리고 브레이크는 굉장히 좀 당황스럽다. 예전처럼 한 손가락으로 잡고 다녔는데 손가락이 너무 아파 장갑을 벗어봤더니 살이 접혀서 피멍이 들어있다. 그래서 지금은 두손가락을 사용하고 있다. 이건 밀리는게 수준이 아니라 화물차 같다. 브레이크 잡아도 쭉 감.. 브레이크는 좀 더 일찍잡는 버릇을 꼭 들여야겠다.


고속에서는 넓은 스크린과 큰 탱크 덕분에 오히려 편하게 갈 수 있다. 탱크에 엎드려 탈 수 있을 정도..하지만 목이 아프다. 그 외 좌측 깜박이 스위치를 조작할때 가끔 간섭이 생겨 클락션이 울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시내에서는 앞차한태 뻘쭘한 경우가 생기기도..







4시간의 라이딩을 끝내고 다니 허벅지가 저릿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