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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시

한 줄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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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의 생


                                    오늘

 

 


어느 무간지 가십난,

단 한 줄로 정리된 사내의 생

-한강에서 자살소동으로 퇴근길 극심한 교통 정체-


한강 교각위

생의 중심의 한 끝을

위태롭게 잡고 있는 사내

가장 높은 자리에서

가장 깊은 가난의 중심을 바라본다


너무 일찍 알아버린 삶의 밑바닥은

늘 질척거렸다

발을 뺄수록 진창 같은 빈곤이 가득하다


노가다 일당으로 일주일을 살아내는 일이란

매서운 겨울 강물 속으로 뛰어드는 일보다 더 추운일

집에서 오물거리는 아이들의 눈길이

사내의 한쪽 다리를 부둥켜 잡고 있다


교각을 잡은 가장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가고

마지막 보류로 남겨 두었던 한 발자국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사내의 일생이

뒤엉킨 클락션 소리에 떨고 있다